미국 메이저 은행 JP모건 체이스와 모건 스탠리의 올해 2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적립금 등을 많이 쌓아둔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뉴욕 증시는 전반적인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자산 규모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14일(이하 미국시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EPS)은 2.76달러로 시장 전망치 2.88달러를 하회했고, 매출 역시 316억3000만달러로 전망치 319억5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지난해 2분기 주당 순이익은 3.78달러를 기록한 바 있어 1년 전과 비교하면 28%나 감소한 수치다.
JP모건 체이스는 이날 자료를 통해 대손 충당금 4억2800만 달러 등 경기침체를 대비해 자본 건전성을 높이는 데 실탄을 사용함에 따라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일시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0%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대신 다이먼 CEO는 금융당국의 자본 (건전성) 규제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달 다른 은행들이 배당금을 높일 때도 동결한 바 있다.
이날 미국 3대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도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장 전망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주당 순이익은 1.39달러로 전망치 1.53달러를 밑돌았고 매출 역시 131억3000만달러로 전망치 134억8000만달러를 하회했다. 주당 순이익을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29%나 떨어졌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두 은행의 기대 이하의 실적이 발표되자 모든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시작해 대체로 하락으로 마감했다. 두 은행의 실적은 은행들 중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주목도가 컸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른바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미 연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날 아이다호주 빅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는 7월 FOMC에서 또 한번 7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7월의 결정은 곧 발표될 지표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만일 소매 판매와 주택 지표가 예상보다 높다면 나는 7월 회의에서 더 높은 금리인상폭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은행 실적 충격으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62포인트(0.46%) 하락한 30,630.17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40포인트(0.30%) 하락한 3,790.38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60포인트(0.03%) 상승한 11,251.19으로 마감했다.
투자전문기관 CFRA의 샘 스토볼 최고 투자 전략가는 "앞으로 2분기 실적이 계속 나올텐데 만일 은행이 경제 전반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면 2분기 실적은 처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체이스와 모건 스탠리의 2분기 실적 결과 미국 경제에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날 JP모건 체이스와 모건 스탠리는 실망스러운 실적 때문에 각각 3.49%, 0.40% 하락했다.
빅테크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2.08%, 1.37% 상승한 반면 메타 플랫폼, 세일즈포스, 테슬라, 아마존 등은 모두 1% 이상씩 하락했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