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서민금융 대책 ◆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불어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채무 30조원을 매입해 최대 90%까지 원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소상공인 부채 문제가 본격화될 수 있어 정부가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산을 사용해 부채를 대폭 감면하는 대책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소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하고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0.5%포인트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취약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선 안 된다"면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는 윤 대통령의 비상경제민생회의 방침에 발맞춰 코로나19 등으로 불어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채무 경감 방안과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다가 빚을 낸다는 뜻)'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배드뱅크 성격의 '새출발기금'을 조성해 한계상황에 몰린 소상공인 채무자 25만명의 대출을 조정해준다. 새출발기금은 약 30조원 규모로 조성되며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해줄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을 기존 안(40조원)보다 5조원 늘린 45조원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급격히 뛴 전셋값으로 인한 세입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보증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하는 대책도 새롭게 내놨다.
윤 대통령은 "서민 경제가 무너지면 국가 경제의 기본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관계 기관은 각별히 신경 써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민간 인사도 함
당정은 이번 빅스텝 후속 조치에 이어 17일에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긴급 경제 대책을 주제로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한다. 서울 총리 공관에서 열리며 안건은 △코로나19 상황 및 대응 방안 △민생경제 점검 및 대응 방안 △식약행정 혁신 방안 등 3가지다.
[박인혜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