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픽 vs 톱픽 ③ 유통株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가는 2011년 기록한 최고점 대비 82% 하락했다. 신세계는 2018년 고점에서 55%, 현대백화점은 2011년 고점에서 68% 각각 떨어졌다. 유통 3사의 주가는 유통주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로 손꼽힌 올해에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3% 강보합 상태이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17%, 15%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선 유통 3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롯데쇼핑의 2021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8281억원이었는데 올해에는 이보다 27% 감소한 1조3276억원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전년 대비 35%, 53%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은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영업이익보다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지표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주가 흐름에 치명적인 부분이다.
이익은 늘어나는데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배경에는 '운전자본(재고자산+매출채권) 증가'가 있다.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합은 2021년 2조30억원에서 2022년 2조599억원, 2023년 2조118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올해 운전자본이 전년 대비 각각 52%, 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본이 증가한다는 것은 영업을 통해 당장 돈을 벌어들이기보다 외상을 해주거나 미래 수요에 대비해 재고로 쌓아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재고자산 가치가 오르면 순이익도 자연스레 오른다. 하지만 당해 순현금 유입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는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운전자본이 늘어나면 영업이익이 증가해도 실제 현금흐름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유통 3사는 최근 수익성 강화에 힘을 쓰고 있다. 어떤 종목이 보다 효율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느냐에 따라 주가가 차별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4년 동안 실시한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로 향후 이익 레버리지를 높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리오프닝에 따른 영화관 영업 정상화로 컬처웍스의 적자 폭이 축소되는 것도 호재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6년 만에 약 156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은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다만 하이마트, 홈쇼핑 부문은 가전 수요 부진, 수수료 증가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주요 종속회사 실적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주요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이익은 전년 대비 3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포츠·레저 등 의류 품목군 고성장세가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 카테고리 성장률은 20%대로 명품 성장률(15%)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면세점 사업은 중국 봉쇄 영향으로 큰 폭의 감익이 불가피하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월 매출액이 700억~800억원대에 달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가구·매트리스업체 지누스를 인수한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