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1316원대를 돌파하는 등 13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후 종가로는 전 거래일 대비 8.2원 하락한 131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화값이 떨어진 가운데 코스피 역시 전날보다 22.51포인트(0.96%) 하락한 2317.76에 마감했다. [이승환 기자] |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303.9원) 대비 8.2원 하락한 1312.1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주목했다. 지난 5월 미국 CPI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8.6%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더 높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도 1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사상 처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6%까지 치솟은 국내 물가상승률과 3.9%에 달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 여기에 급락하는 달러당 원화값까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에 나설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 연속해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하고 기준금리를 1.75%까지 끌어올렸다. 문제는 미국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아도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을 촉발시켜 원화값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사실상 한국과 같은 수준이다.
통상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외화 유입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최근엔 세계 경제성장률이 꺾이며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55억2800만달러 적자(통관 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 만약 이달 말 무역 적자가 확정되면 2008년 이후 14년 만에 4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한다는 건 기업들이 제품을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실적 악화는 원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의 서방국에 대한 경제 제재 여파로 유로화 가치도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유로당 달러값은 전일 대비 약 1.4% 내린 1.0040달러를 기록했다. 1유로 가치가 1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달러당 유로화 가치는 약 12% 하락했다. 이는 유럽 에너지 위기가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천연
[김유신 기자 / 안병준 기자 /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