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협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 상품에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한다며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리밸런싱(재조정)을 해야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재무학에서 학문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반영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시행된 날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한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상품에 적립금이 자동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실제 상품 출시는 심의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월 이후가 될 예정이다.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에 대해서는 "주가 하락, 금리 급등, 환율 상승의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면서 "주요 매수 주체로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지나치게 높은 개인 직접투자를 펀드와 연금을 통한 간접투자로 전환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지금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 가입할 적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 협회장은 "장기로 봤을 때 자본시장은 연평균 10% 내외로 성장했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학습효과로 인해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연금시장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 증권사가 주도하는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나 협회장은 "올해 중으로 예비인가 및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2024년 초에는 ATS 업무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증시 거래량 감소 등 환경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ATS 설립이 유동성 증대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신속한 설립이 증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장 전문투자 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에 관한 방침도 공개됐다. 나
한편 나 협회장은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남은 임기 동안 주어진 소임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신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