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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전문가들이 우리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가 11일 발표한 '2022년 8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47개 기관의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명이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34명은 예전과 같이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2명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우리도 자인언트스텝을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올리면 사상 첫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셈이 된다. 한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 채권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빅스텝을 기정 사실로 여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229조350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가 6%로 뛴 상황이라 한은은 이를 진정시켜야 하는 절박감이 있을 것이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어떤 식으로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춰야 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이 예측하는 물가 전망으로 향후 물가 상승의 지표가 된다. 한은의 금리인상은 이런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문제는 가파른 금리 인상이 극심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고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도 11일 내놓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은의 빅스텝 이후 일어날 후폭풍을 경고했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를 고려할 때 물가안정과 외국인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단기적인 경기 위축과 기업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GI는 과거 자료 분석을 통해 물가상승률 1%포인트 떨어뜨리려면 성장률을 0.96%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국내 성장률 저하와 가계·기업부채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이미 원자재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이 겹쳐 체력이 약해진 상태인데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 생사 고비에 몰릴 수 있다.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은 16%로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의 12.4%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SGI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서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의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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