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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7일 매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최근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뚫고 코스피는 20개월만에 2300선을 하회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도 암울한 전망에 힘을 실리는 와중에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저점 매수를 얘기하는 몇 안 되는 증권가 인사다.
윤 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의 확정 실적 기준 PBR(trailing PBR)은 0.9배 수준으로 지수로 환산하면 2220선 정도"라며 "'V자 반등'은 어렵겠만 2800선까지는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국내증시의 확정 실적 기준 PBR은 지수의 바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BR이 1배라는 건 장부가에 해당해 코스피 하단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사태 때와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확정 실적 기준 PBR은 각각 0.6배, 0.8배 정도였다.
윤 센터장은 "좋은 기업이 아닌 좋은 주식을 사야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주식이란 건 좋은 기업과는 다르다"라며 "좋은 기업이 충분히 싸져야 좋은 주식이 되는 건데 누구나 알고 있는 좋은 기업은 좋은 주식이 되긴 힘들다. 모두가 갖고 있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처럼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 좋은 기업이 좋은 주식이 되는 경우가 나타난다는 조언이다. 그가 말하는 좋은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로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스토리텔링에 의해 주식 시장이 움직였다면 향후 철저히 실적 중심의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윤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주식을 사서 1100원에서 팔면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전세계적인 큰 조정이 한 차례 온 뒤에는 새로운 주도주가 탄생하기 마련인데, 새로운 주도주란 건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지출(CAPEX)에 투자를 많이 한 곳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탄탄한 기업 중에서도 현재 시장의 눈높이가 현저히 낮아진 곳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저히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반도체 업종을 매수 추천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3년 기준 PBR은 각각 1.0배, 0.8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에 대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반도체에 대한 기대값 하락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6만원선부터 사야 한다고 말해왔고 SK하이닉스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더 싸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하반기 유가 안정이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지는데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낮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유가가 하락하면 국내 무역 수지 적자도 진정돼 외국인 투자자들도 '사자'세로 돌아서며 원/달러 환율 역시 안정되는 연쇄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유가 상승세도 안정되고 있다고 본다"며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지만 유가가 안정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중국 등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구멍'이 뚫려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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