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CP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공모 절차에 나섰다. 총 900만주를 모집하며 희망 공모가는 8만~10만원으로 정했다. 목표 시가총액은 2조7207억~3조4000억원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며, 삼성증권은 인수단으로 합류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WCP가 제시한 공모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WCP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다음달 1~2일, 일반 개인 청약을 같은 달 8~9일에 진행할 방침이다. 쏘카 역시 지난달 말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같은 기간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정이 바뀌지 않는 한 두 회사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시장 관계자는 "거듭되는 증시 부진이 기업공개(IPO) 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와중에 조 단위 기업이 나란히 같은 날 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WCP가 8월 초에 공모를 진행하려는 것은 수급 상황 때문이다.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오는 27일부터 유통 시장에 풀린다. 업계에선 해당 물량 규모를 약 4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WCP 공모 규모가 최대 9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을 고려해 그 무렵 공모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따라 WCP와 쏘카 공모에선 기관과 일반 개인의 주문이 분산될 수밖에 없게 됐다. IB업계에선 연기금, 공제회, 운용사 등 기관들의 평가에 따라 두 회사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굳이 두 회사가 같은 날 공모를 진행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WCP는 라이온하트와 함께 올해 코스닥 공모 기업의 '톱2'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말 상장이 목표인 라이온하트(예상 몸값 7조원)를 제외하면 코스닥 시장에 조 단위 주자는 없다. 그러나 덩치가 크다고 공모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증시 부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리며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조 단위 주자 중에선 SK쉴더스와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를 자진 철회했다. 시장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목표 기업가치를 제시한 탓이 컸다. 일부는 공모 과정에서 구주 매출 비중을 지나치게 높여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쏘카와 WCP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쏘카는 흑자 전환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통상 금리 상승기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술주에 대한 투심이 저조해지는 편이다. 쏘카의 전년도 매출액은 289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09억원이었다. 일각에선 쏘카의 사업 모델이 롯데렌탈, 케이카, SK렌터카 등 렌터카업체와 대동소이하다는 냉담한 평가도 나온다. 쏘카는 이번 공모를 전액 신주로 진행해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WCP는 구주 매출이 부담이다. 이번 공모에서 구주 매출 비중은 약 18.4%(165만9656주)다. 앞서 투자한 사모펀드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것이지만,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선 부정적인 요인일 수밖에 없다. 해당 자금이 기업에 투자되지 않고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