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퇴임하면서 "재임 기간에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고 회고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 초는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서는 등 폭증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 관리가 국민으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고 위원장은 재임 기간이 짧았지만, 가계부채 급증 문제를 안정시켰다는 대내외 평가를 받았다. 금융사들에 가계부채 총량을 전년보다 5% 이상 늘리지 않도록 주문하는 등 강력한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시행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더욱 강화해 '가계부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부
채 관리 외에도 가상자산 제도화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정립 등을 성과로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