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어마켓 블루 ◆
직장인 이 모씨(28)는 증시가 호황이던 지난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월급에서 정해진 금액만큼을 꼬박꼬박 투자하고 일부는 수익을 실현한 뒤 다시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조금씩 자금을 불렸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결국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다. 올해 들어 증시가 폭락하면서 빚투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월급 상당 부분이 대출 상환금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씨는 "날린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움직이기 싫고 무기력하기만 하다"며 "생활비도 버거워 집과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등이 시중에 풀린 자금을 빠르게 거둬들이면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한 2030세대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지난해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했다. 2030세대 비중이 높은 서학개미들도 손실이 크다.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4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각각 20.2%, 29.7% 하락했다.
20·30대는 '고위험·고수익' 추구 성향이 짙다. 30대는 코스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지만 지수 하락 시 손실도 그만큼 불어나는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일곱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20대는 펄어비스(7위)와
20·30대가 투자한 종목들 중에는 단기 급등을 노린 테마주들도 포함돼 있었다. 20대 남성들의 경우 현대사료가 전체 순매수 규모에서 5위를 차지했다. 우량주로 꼽히는 현대차(10위)보다 순위가 높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