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환율이다. 상반기 원화값 폭락으로 국내에 상장한 환헤지형 S&P500 ETF 수익률은 환노출형 상품보다 평균 6%포인트 추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상장한 S&P500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환노출 전략과 동일해 달러강세 효과를 감안하면 손실폭이 줄어든다.
주요 증권사들의 원·달러 환율 전망이 전반적으로 상반기보다는 원화 강세로 나오고 있어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미국 ETF나 펀드 투자 시 환헤지를 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3일 ETF.com 등에 따르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 VOO, IVV 등 초대형 ETF들은 올 상반기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상반기에 딱 이만큼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수익률은 달러 기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SPY나 VOO 등 미국 상장 ETF를 매수·매도할 때 환전을 하게 된다. 환전이 이뤄진다는 것은 환율이 개입된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거래하는 펀드, ETF 중 환노출형과 사실상 유사하다.
이에 따라 SPY, VOO, IVV 등의 상반기 수익률이 -20%라도 서학개미들의 실제 손실은 6~7%포인트 정도 줄어든다. 상반기에 원화값이 9% 넘게 폭락했지만 환전 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에 상장된 S&P500 ETF 중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수익률을 비교하면 바로 드러난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S&P500(H)'는 대표적인 환헤지형 상품이다. 반면, KINDEX 미국S&P500, KBSTAR 미국S&P500 등은 환노출형이다.
ARIRANG ETF는 상반기에 -19.21% 수익률을 기록했다. KINDEX와 KBSTAR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13.82%, -13.75%다. 환노출형은 달러강세 효과를 누렸지만 환헤지형은 그러지 못해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반기다. S&P500 저점 매수를 고려할 때 국내에 상장된 환헤지형 상품에 투자할지 아님 국내나 해외에 상장된 환노출형 상품을 매수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하반기에도 달러강세가 지속된다고 본다면 환노출형이 유리하지만 원화값이 오를 경우 환헤지형이 유리하다.
이와 관련해 주요 증권사의 하반기 환율 전망을 보면 하나증권은 3분기 달러당 원화값 1230원, 4분기 1200원으로 원화 강세를 점쳤다. 하이투자증권도 3분기
원화값 하락이 멈추고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달러 약세가 점쳐질 경우 국내 상장된 S&P500 ETF의 경우 환헤지형이 유리하다. 환노출형은 지수가 그대로 있다고 해도 달러 가치가 내려간 만큼 손실로 이어진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