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매일경제가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채권 ETF를 보유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약 12만개를 분석한 결과 연금 투자자들은 지난 5월 말 기준 상위 10개 채권형 ETF를 1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채권형 ETF 10종 가운데 6종은 올해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형 상품은 타이거(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로 46억7000만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올해 들어 연금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가격이 약 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9% 하락했고, 나스닥100지수는 29%나 떨어져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당 ETF는 미국달러 현물 채권에 투자한다. 통상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국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이에 연동하는 ETF 수익률도 동반 하락하는 구조다. 하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는 달러 채권 상품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채권 평가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로 표시된 채권의 평가가격이 상승했고 이를 편입하고 있는 ETF 가격도 오른 것"이라며 "단기채 ETF는 듀레이션(잔존 만기)이 1년 이하로 짧아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기에는 단기채권에 투자해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금 투자자들은 단기통안채 등 단기채에 투자하는 상품과 10년물·30년물 국고채 ETF 등도 많이 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채 ETF 역시 금리 상승기에 투자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상품이다. 잔존 만기 1년 이하의 채권을 담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연금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TIGER 단기통안채 ETF는 올해 초 이후 수익률이 0.4%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 하락폭이 크다 보니 자금이 유입되며 순자산총액이 증가하고 있다. 통안채는 한국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하고 매매하는 채권을 말한다. 만기가 짧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단기통안채 ETF는 잔존 만기 1~6개월의 통화안정증권(채권) 3개 종목에 투자한다.
채권형 ETF에 꾸준히 자금이 몰리면서 순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매머드' ETF도 4종이 상장돼 있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코덱스(KODEX) 단기채권PLUS ETF가 지난달 28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1조8812억원으로 가장 크다. 해당 ETF는 만기가 1년 미만인 국고채, 통안채, 신용등급 AA- 이상의 회사채 등에 투자해 머니마켓펀드(MMF)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국내외 금리 상승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 채권형 상품에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TIGER 단기통안채(1조8495억원), KODEX 종합채권(AA- 이상) 액티브(1조3393억원) 등도 순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ETF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고채 10년물·30년물 등 장기채 ETF 역시 상
최근 채권형 상품 가운데 금리 상승 흐름에 따라 채권 가격의 역방향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도 주목받고 있지만 연금 계좌에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는 투자할 수 없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