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중심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 상반기 50여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30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하며 부진한 상반기 실적으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추가 하락이 올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30일 뉴욕 증시에선 이번주 들어 4일 연속 하락장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3.88포인트(0.82%) 하락한 30,77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3.45포인트(0.88%) 하락한 3,785.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49.16포인트(1.33%) 하락한 11,028.74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크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S&P500의 경우 연초 기준으로 21.08% 하락했는데, 이는 52년 전인 197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다우와 S&P500은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분기에만 22.4%가 빠졌는데, 이는 200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홈리치 버그의 최고투자책임자 스테파니 랭은 "우리는 전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적인 셧다운을 경험했고 재정과 통화 부문에서 모두 전례없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수요와 공급 부문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쳤고 이제 수십년만에 다시 찾아오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으로) 바빠졌다"고 말했다.
이날 개별 종목을 보면 다우에서 약국 월그린 부츠 얼라인어스가 7.2%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월그린이 주당 이익률을 낮췄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여행 관련주들이 연속해서 하락했다. 크루즈 선사 카니발은 2% 이상, 로열 캐리비언과 노로웨이 크루즈 라인도 각각 3% 이상씩 빠졌다.
이른바 '닥터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주가가 50%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이번에 찾아올 경기침체는 스테그플레이션과 금융위기를 동시에 동반하기 때문에 증시 하락은 5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강할지 약할지 관계없이 역사적으로 보면 증시가 추락할 여지가 매우 크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최근 1~2주간 보인 반등은 '데드캣 바운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이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