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크게 하락했다. 이번주 들어 이틀 연속 하락장이 이이지면서 시장에서는 다시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는 28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98.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지수(103.2)보다 크게 하락한 수준이며 16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긍정적, 하회하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컨퍼런스 보드는 이날 또 6월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35년 전인 198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 어드바저 얼라인언스의 크리스 자커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경제는 변곡점에 와 있다"며 "실제 소비와 경제 활동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신뢰와 금융 상황(특히 금리)가 향후 경기하강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버티겠지만, 경기침체에 들어가게 된다면 바닥을 때리는 게 불가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 증시는 전날보다 더 떨어지며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1.27포인트(1.56%) 하락한 30,946.9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56포인트(2.01%) 하락한 3,821.5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343.01포인트(2.98%) 하락한 11,181.54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5.00%, 엔비디아 -5.23%, 구글 -3.28%, 마이크로소프트 -3.13% 등 기술주 중심으로 빠졌다.
다만 이날 에너지 부문은 나홀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산유국들이 생산 최대 수준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국가들은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었다.
한편 연준은 확산되는 경기침체 우려를 진정시키는데 주력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가 크게 더 오르더라도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를 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기침체는 지금 '베이스 케이스(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가 아니다"라며 "다만 금융 조건이 타이트해졌고 성장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경기침체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경제에 필요한 경기하강이다"고 덧붙였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