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 공시된 자사주 소각 결정 건수는 25개다. 지난해 하반기 공시는 20건이었는데 이에 비해 5건(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3건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자사주 취득 건수도 126건에서 185건, 242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국내외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와 대외 불확실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주가 부양책을 쓴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자사주 소각은 소각한 주식만큼 잠재 유통 주식 수가 줄어 남은 주식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자사주를 처분할 우려도 줄어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또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할 만큼 재무적인 안정성을 갖췄다는 점을 주주들에게 호소할 수도 있다.
자사주 소각의 주가 부양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총 23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25건의 자사주 소각 공시를 했는데, 공시 직전일 종가 대비 한 달 뒤 시가총액은 평균 3.56% 상승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9%대, 코스닥은 26%대 하락했음을 고려하면 1개월 평균 상승률 4%는 '선방'이라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중소형주 위주로 자사주 공시의 주가 부양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자사주 소각 공시 25건 중 한 달 뒤 시가총액이 상승한 기업은 11곳이었는데 이 중 9곳(실리콘투·모트렉스·한국철강·KISCO홀딩스·랩지노믹스·그래디언트·아이티엠반도체·에코마케팅·엠아이텍)이 중소형주에 해당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다"며 "기업의 지배구조나 수익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 할 수 있는 자사주 소각 공시 효과가 대형주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의 전반적인 주가 부양 효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이 속한 섹터 주가가 대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경우에는 주가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상반기 메리츠증권 등 증권사와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가 각각 3건과 4건의 자사주 소각 공시를 했지만 1개월 후 수익률은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증권주들은 올해 들어 주식 거래량이 줄어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채권평가손실 리스크 등이 두드러지며 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금융주 역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이후 지난 4월부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금리 인상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시장 평가에 섹터 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2일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펄어비스 역시 성장주라는 특성과 신작 부진으로 게임주 전반이 주가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