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국내 카드사 카드론을 자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확대한다. 이달 초 시범 서비스 중인 삼성카드와 주요 카드사 1곳을 포함한 여러 카드사가 대상이다.
토스뱅크 앱에 들어가 '빌리기' 탭을 누르면 '카드론대환대출' 항목이 있다. 개인정보 열람에 동의하고 인증서 정보를 입력해 로그인하면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해준다. 토스뱅크에서 안내를 받은 사람들은 일단 대환대출 대상에 포함된다.
이날 기준 토스뱅크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5~15.00%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KB국민 등 7개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평균 금리는 9.69~14.44%였다. 신용점수 501~600점 고객에게는 평균 19.10%로 대출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카드론에서 토스뱅크 신용대출로 갈아탄 고객들은 평균 금리가 연 14.58%에서 7.75%로 6.83%포인트 낮아졌으며, 대출 한도는 720만원에서 1470만원으로 750만원 늘어났다. 특히 토스뱅크가 자체 구축한 신용평가 모형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TSS)'에서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평가받은 사람은 개선 폭이 더 컸다. 개인 신용점수가 710점(KCB 기준)으로 카드론 금리는 연 19.9%, 한도는 1500만원이었던 직장인 A씨는 토스뱅크 대환대출을 통해 금리 연 4.43%, 한도 2600만원을 부여받았다.
TSS는 대출이 있어도 연체 없이 상환한 사람, 장기간 보험계약을 유지하거나 신용카드 사용액 변동이 크지 않는 등 현금흐름이 일정한 사람을 '건전한 중저신용자'라고 판단한다.
카드론을 은행 신용대출로 바꿔주는 것은 토스뱅크가 최초다. 카드론 이용자들은 대부분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포용'을 목표로 저축은행 대출 고객과 카드론 고객에게까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비중을 42%까지 끌어올리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비중은 35.2%다.
당장 우량 고객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카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카드채 금리가 급등하며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토스뱅크가 공격 마케팅까지 펼치면서 카드론 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년물 카드채 금리는 이달 초 10년 만에 4%를 넘었으며, 27일 4.386%(신용등급 AA+ 3년 만기 기준)다.
토스뱅크가 개인정보를 가져가는 방식인 '웹스크래핑'의 보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마이데이터를 도입하면서 보안을 강화한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규격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웹스크래핑 시 로그인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사용 즉시 폐기하기 때문에 보안에 위협이 될 여지가 적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