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증시 대기 자금이 몰렸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은행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으로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MMF 설정액은 154조4125억원으로 전월 동기(173조6207억원) 대비 5% 감소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MMF에서 한 달 새 2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법인 MMF 설정액이 대폭 감소했다. 개인 MMF 설정액은 같은 기간 21조8828억원에서 20조9635억원으로 9193억원 감소한 반면, 법인 MMF 설정액은 151조7378억원에서 133조4490억원으로 18조2888억원 급감했다.
MMF 설정액은 투자 대기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상승 추세였다. 올해 초 136조6331억원이었던 MMF 설정액은 지난달 17일 176조9711억원으로 29.52%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MMF 설정액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MMF는 국공채나 기업어음(CP) 등에 단기로 투자해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으로 수익률이 예금 금리와 비슷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부진에도 MMF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이유로 수익률 악화를 꼽는다.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MMF 수익률마저 예·적금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자 자금을 은행 예·적금으로 옮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부분 MMF 수익률은 1% 미만이며, 일부 상품은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1%도 안되는
MMF 수익률이 은행 예·적금 이자율보다 뒤처지고 있는 것은 MMF의 투자 비중이 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