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김현정 기자] |
코스피가 하락세를 지속하며 연일 연저점을 경신한 가운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증시를 이 같이 총평했다. 금리인상 여파로 유동성이 고갈됐고, 동시에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위험자산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과 경기 침체 공포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덮쳤다. 하지만 한국은 유동 그 여파를 크게 맞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낙폭이 유독 두드려졌던 지난 23일 코스피는 2314.32에 마감하며 지난 2일 종가(2658.99) 대비 12.96%가 빠졌다. 이는 2020년 11월 2일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면 무려 7번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지난 14일에는 '코스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2500선이 무너졌고, 17일(2396.47), 20일(2372.35), 22일(2342.81), 23일(2306.48) 등 연거푸 추락하며 2300선을 위협받는 수준이 됐다.
올해 국내 증시는 중간에 기술적 반등은 나올 수 있으나 당장의 추세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금리가 인상되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며, 유동성 감소 효과까지 가져와 기업의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황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보다 내년 전망을 더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내년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내년이 금리 상승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코스피가 2000선이 무너질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황 연구위원 "금리 상승의 정점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이때부터 기업 파산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빨리 안 잡히면 기업들이 파산하기 시작해도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이 바라본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기에 사실상 국내 경기가 스테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전 업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은행, 석유, 곡물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 은행업종의 경우 이자율이 올라가고 있어 이자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유가 조정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석유 기업의 실적도 좋게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크게 받으면서 지수의 방향성을 보고 투자에 임하는 개인 투자자도 늘고 있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곱버스' 상품과 그 반대로 지수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고 보고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은 KODEX 레버리지를 7076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는데, KODEX 레버리지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이었다. 이 외에도 KODEX 코스닥 150레버리지도 3196억원 규모로 사들이는 등 지수 상승에 베팅했다.
반대로 기관 투자자는 이달 들어 이른바 '곱버스(KODEX 200 선물인버스 2X)'를 4454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곱버스는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이에 대해 황 연구원은 "곱버스나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
그러면서 "주가는 한번에 오르거나, 한번에 떨어지는 경우가 잘 없다"며 "증시 변동성이 큰 요즘 같은 때에는 너무 위험한 상품"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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