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해외 주식형 ETF 가운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가장 많이 담았다. 개인투자자들의 타이거(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 순매수액은 이달 2~22일 38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가장 큰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 해당 ETF 수익률은 -11%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더욱 피해가 컸다. 해당 ETF는 이달 2~22일 가격이 22%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가 반도체 관련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전 세계 대표 반도체 업종 지수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설계·제조·유통업 관련 미국 반도체 기업 30개로 구성돼 있다. AMD,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론, 퀄컴 등이 대표적인 지수 편입 종목이다.
특히 이달에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4% 이상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100 지수(-8%)와 비교해 하락폭이 더 컸다.
최근 미국의 대표 반도체 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위축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긴축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달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SOXL)를 8121만달러(약 105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체 해외 상장 종목 중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3위인데 이달 가격은 45%나 내려앉았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