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은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여행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마이리얼트립에 약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VAC는 사모주식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사모신용 부문이다. VIG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를 중심으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을 추구한다면, VAC는 손실 위험을 최소화한 중수익 구조화 금융 거래 위주로 투자한다.
VAC의 마이리얼트립 투자 역시 VC에 의한 스타트업 투자에 비해 기대수익률을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VC가 원금 대비 수배에서 수십 배 수익을 겨냥하는 것과 달리 VAC는 이번 투자에서 연 환산 내부수익률(IRR) 10~20%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형태로 투자하며 원금 보호 장치를 다각도로 마련했다. 기관투자자의 신규 출자가 저조한 상황 속에서 이번 VAC의 자금 모집은 순항했다는 평가다.
IMM홀딩스 산하 IMM크레딧솔루션(ICS)도 스타트업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을 포착해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특수 상황에 놓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모집 중이다. 모집 금액 3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해당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모금부터 하는 펀드)는 이미 2000억원 상당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ICS는 또 다른 프로젝트 펀드로 여성복 이커머스 플랫폼 W컨셉에서 1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는 거래도 추진하고 있는데, 해당 거래에서도 5% 이상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을 거는 등 강력한 투자자 보호 조항을 설정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등 크레디트 부문을 신설한 운용사가 향후 스타트업 또는 고성장 기업에 대한 대출성 투자를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JKL파트너스는 최근 5000억원 모금을 목표로 '미래 모빌리티 펀드' 모집을 시작했다. 모빌리티 분야 고성장 기업에 메자닌, 구조화금융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현대자동차 금융 계열사 현대커머셜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각각 1000억원 수준의 출자를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적자 기업이 1조원 이상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는 사례가 늘어난 이후로 요즘 같은 시장 침체기엔 투자자와 스타트업 사이 기업 밸류에이션 시각 차이가 너무 크다"며 "시리즈C 이후 단계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지난 펀딩 때의 기업가치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데스밸리(도산 위기 시점)를 넘길 수 있는 수단으로 사모신용펀드가 대안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모펀드 규모가 VC에 비해 크다는 점도 스타트업 입장에선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VC를 찾으면 10~20곳을 모아야 하는 반면, 사모펀드는 500억~1000억원을 단독으로 투자하는 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정보가 빠른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벌써부터 사모
[박창영 기자 /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