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나 캐피탈사들이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연내 한국 기준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서다. 여전채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금리가 상승해 대출 부실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인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이달 들어 발행한 3년물 여전채 금리의 평균은 3.98%다. 지난해 6월 발행한 3년물 여전채 평균 금리가 1.61%였음을 고려하면 1년새 2배 이상 조달 금리가 높아졌다. 카드사나 캐피탈사는 여전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가맹점에 결제 대금을 지급한다. 카드론 대출금을 지급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여전채 금리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한국 기준금리도 연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가격의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만기가 3년 남은 금융채II(여전채) AA+ 등급의 금리는 4.46%로, 지난 1월3일 2.42% 대비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금리와의 스프레드는 0.568%포인트에서 0.795%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여전채는 통상 동일한 신용등급 채권보다 금리가 약간씩 높아 고금리 채권을 원하는 투자기관의 꾸준한 수요가 있어왔다. 일반 회사채 시장의 냉기가 여전채까지 확산한 것은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가 더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통상 발행하던 3년물 이상보다 단기인 2년물 여전채를 발행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단기물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시장 점유율 2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해 6월 발행하지 않았던 2년물을 이달 들어 발행했다.
그럼에도 여전채를 인수한 증권사들은 여전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A인 한 카드사가 최근 2년물 여전채를 4.3% 금리에 발행했는데 투자자들 반응이 썰렁하다"며 "이달 초부터 회사채 시장과 함께 여전채 투자 심리도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전채 조달 금리가 계속 오르면 중·저신용자들이 채무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카드론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카드사들은 평균적으로 대출에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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