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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과 16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규모는 각각 315억5500만원, 302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규모가 이틀 째 3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6일과 7일에 각각 394억원과 344억원을 기록한 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장이 펼쳐지며 결제일까지 대금을 다 갚지 못한 투자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해 2500선이 붕괴되는 패닉장을 연출했다. 16일에는 반짝 상승하며 강보합 마감했으나 이날 장중 2400선이 붕괴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수거래는 전체 주식매입대금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로,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돈을 갚지 않으면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계좌에 있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미수거래의 경우 통상 3일, 신용거래의 경우 1~5개월이 상환 기한으로, 이 기간에 상환하지 않거나 담보가치가 일정비율 이하로 하락할 때에는 증권사에서 임의로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자칫하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하는 일명 '깡통 계좌'로 전락할 수 있다. 반대매매 후에도 남아 있는 미수 금액에 대해서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전체 미수거래 금액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15일 13.1%로 집계돼 지난 2015년 3월 27일 22.6%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 10.2%를 기록한 후 사흘 연속 10%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반대매매가 가장 많이 나왔던 날(19일, 88억3800만원)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폭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카카오 등 대형주 위주로 순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대형주도 증시 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국내 증시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KODEX 레버리지를 비롯해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도 대거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빚투' 행위 자제를 당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대매매가 늘수록 주가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악순환에 빠져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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