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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정아파트 전경. |
서울시는 16일 전날 열린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충정아파트 철거 내용을 담은 마포로5구역 정비계획안이 수정가결됐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 준공된 이 아파트는 국내 최고령 아파트다.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국내 최초 아파트로, 기록에 따라서는 1932년 지어졌다는 내용도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이 아파트는 건립자 도요타 다네오의 이름을 따서 '도요타아파트'로 명명됐다. 1970년대에 '유림아파트'로 명칭이 변경된 이 아파트는 '충정아파트'로 다시 한 번 이름이 바뀌었다. 층수는 기존 4층에서 5층으로 증축됐을 뿐 80년 넘게 지금 자리에 위치했다.
충정아파트 철거는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핵심 기조인 '재생과 보존'에서 벗어나기로 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아파트는 박 전 시장 시절 지역 유산을 지키는 차원에서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때 서울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단지 정비사업 과정에서 한 개 동을 남길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충정아파트의 경우 보존 결정 이후 안전 문제, 주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5층으로 증축된 것에 대해 '불법 증축'이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무너질 때까지 그냥 두겠다는 것이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강남3구 재건축 단지 역시 마찬가지다. 한 개 동을 남기면 낡은 건물이 흉물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주민들 반발이 거셌다.
충정아파트 철거를 결정한 것은 서울시 정책이 기존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대신 같은 위치에 충정아파트의 역사성을 담은 공개공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인근 충정각은 보존을 고려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보전정비형 정비수법이 적용된다. 1900년대 초 건립된 충정각은 서울에 남은
서울시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40년이 지난 마포로5구역 정비계획을 재정비해 충정로와 서소문로 간 도로가 연계되도록 했다. 마포로5구역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주민제안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