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우리WON주택대출'의 5년 고정형 금리 상단이 연 7.08~7.10%를 기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금리 상단은 연 6%대 후반이었다.
만약 우리은행에서 3억원을 연 7.10% 금리에 대출해 30년 동안 원리금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하면 매월 약 201만원씩 갚아야 한다. 이렇게 30년간 갚으면 총 대출이자는 4억2500만원 가량으로 원금을 훌쩍 넘어선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돌파하면서 신한, KB국민, 하나, NH농협 등 시중은행에서도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잔액 등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부터 당장 은행이 신규 변동금리 주담대에 적용하는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1.98%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월(1.99%)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1.68%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으며,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는 1.31%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KEB하나·기업·국민·씨티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가계대출 기준금리다. 코픽스가 오르면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이자부담도 늘어난다.
앞으로 통화정책의 긴축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가계의 경우 이자부담이 빠르게 가중될 전망이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5월 8.6%)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다. 이런 큰 폭의 금리 인상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물가 대응을 위해 다음 회의에서도 0.5~0.7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이언트 스텝 여지를 남겼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에서 1.50~1.75%로 올라서 금리 상단이 단번에 한국은행의 현 기준금리(연 1.75%)와 같은 수준이 됐다.
미 연준의 빠른 긴축 시계에 더해 우리나라 역시 고물가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전날 보고서에서 한은이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연 3%에 도달할 것으
물가 상승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빅스텝이냐, 아니면 이전처럼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이냐 선택은 둘중 하나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