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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한주형 기자] |
넓고 쾌적한 주거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타입과 중·소형타입 집값 상승률이 역전됐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0.49% 상승했다. 소형과 중형은 각각 0.10%와 0.06%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의 상승률이 소형과 비교해 약 4.9배 높다. 통상적으로 전용면적 기준 ▲소형은 60㎡ 이하 ▲중형은 60㎡ 초과~85㎡ 이하 ▲대형은 85㎡ 초과로 분류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매매시장에서는 소형이 강세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 소형의 집값 상승률은 21.24%로, 중형(18.6%)과 대형(17.35%)을 모두 앞섰다. 이 외에도 소형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두 해(2019·2020년)를 제외하고 10년 넘게 중·대형 대비 높은 집값 상승률을 달성한 바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대형으로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대형의 평균 경쟁률은 2016년 18.61대 1로 중·소형의 경쟁률을 제친 이후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평균 16.0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중·소형의 경쟁률을 상회했다.
대형의 공급 부족으로 인한 희소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대형 입주 물량은 1998년 이후 2015년까지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면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역대 최저 수준인 약 5.5%와 약 6.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중·소형에 비해 오름세가 둔했던 대형의 집값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공급가뭄으로 인해 결국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중소형 위주로 새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 만큼 대형 물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형 선호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서울로 집계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가 101.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중대형(100.7), 중형·중소형(100.4), 소형(100.2) 순이었다. 부산은 중대형·중형·중소형이 100.7을 기록했고, 나머지 광역시에서는 대형·소형이 100.5로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택근무 확대와 소득 증가도 서울에서 대형을 찾는 배경으로 꼽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임금총액은 694만4000원이다. 전년 동기(613만2000원) 대비 13.2% 늘었다. 소득이 높아진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똘똘한 한 채 전략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중·대형 수요가 꾸준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재정비 활성화와 보유세 경감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주택시장 양극화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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