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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저점을 경신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규모는 260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 전날(13일)에는 165억8900만원을 기록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반대매매 규모가 95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 2월15일(270억3000만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반대매매가 가장 많이 나왔던 날(19일, 88억3800만원)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폭증했다.
미수거래는 전체 주식매입대금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로,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돈을 갚지 않으면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계좌에 있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미수거래의 경우 통상 3일, 신용거래의 경우 1~5개월이 상환 기한으로, 이 기간에 상환하지 않거나 담보가치가 일정비율 이하로 하락할 때에는 증권사에서 임의로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자칫하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하는 일명 '깡통 계좌'로 전락할 수 있다. 반대매매 후에도 남아 있는 미수 금액에 대해서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국내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월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감소했으나 4월부터 다시 증가세다. 지난 3월 하루 평균 148억원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4월 156억원, 지난달 165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올해 국내 증시가 약세장이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이 결제일까지 대금을 제 때 치르지 못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 15일 모두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59포인트(1.83%) 내린 2447.3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440선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9일(2447.20)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1년 10개월 만에 종가 기준 800선을 밑돌았다. 이날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각각 1%대, 2%대 반등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공포 속에 여전히 국내 증시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
반대매매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줄지 않고 있다. 14일 기준 21조608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코로나19 이전에 평균 10조원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2월 3일 이후 20조원을 웃돌고 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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