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관련 현안을 살폈다. 추 장관은 다음 주 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오는 3분기 추진 과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흐름과 향후 여건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민간 주택 공급 애로를 해소하고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저해하는 과도한 수요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며 "시장·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국민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상화·주거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다음 달 말로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임대차3법) 등이 부분적으로 손질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폐기 수순을 밟겠지만 시장 혼란을 고려해 단계적 개선을 선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부당한 제도라도 한 번에 돌리면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부동산 보유세 및 거래세 등 세금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은행권 대출 규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중심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대감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만큼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눈치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로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거래는 좀처럼 체결되지 않는 등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오는 하반기에도 극적인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거래가 끊기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전주와 같은 수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까지는 거래량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져 매물이 나오는 족족 신고가 거래되는 단지가 등장하는 등 지역 간 격차는 꾸준히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역 간 가격 상승 기대가 차별화되면서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 분양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우호적인 정책을 수립한다고 해도 집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 거시경제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대차시장 분위기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월 새로운 전세계약이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임대차3법 개정안이 시행된 2020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49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910만원으로 420만원(28.2%) 뛰었다.
전세 보증금이 오르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임대차거래(20만4216건) 중 월세계약이 46%(9만3851건)를 차지했다. 지난 2월(48.8%)과 3월(49.5%)에도 꾸준히 상승해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절반(50.1%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상승 피로감과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자들이 거래를 관망하고 있어 매매가격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월세화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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