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 산업을 펼치는 영풍제지가 50년 전통의 중견기업 '대양금속'에 매각된다. 시가총액 1400억원 규모의 상장사가 13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기존 최대주주인 큐캐피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 중인 영풍제지 지분 50.55%와 경영권을 1289억원에 대양금속측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영풍제지의 새로운 주인인 대양금속은 지난 1973년 설립돼 5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한다. 스테인리스 냉간 압연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가전업체, 씽크, 자동차 부품, 보일러 업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 199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1412억원(14일 기준)이다. 사명에 '대양'이 들어가있지만, 신대양제지를 보유한 대양그룹과 관련이 없다.
대양금속은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영풍제지를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대양금속이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꾸렸을 것이라 보고 있다. 재무제표 상 보유 현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대양금속의 현금성 자산 규모(단기금융상품 포함)는 약 252억원 정도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업체가 영풍제지를 품게 됐다"며 "조만간 대양금속이 영풍제지를 인수할 수 있는 모양새와 구조를 만들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큐캐피탈은 영풍제지를 인수한 지 약 7년 만에 투자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지난 2015년 영풍제지 지분 55%를 약 6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영앞선 입찰 단계에선 IPM코리아와 한국토지신탁-동부건설 컨소시엄, 깨끗한나라-PTA자산운용-오큘러스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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