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주요 지지선인 2500선까지 무너지며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231개 종목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에서도 462개 종목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현대차(-2.00%), 삼성SDI(-3.28%), SK이노베이션(-2.74%), 현대모비스(-2.14%) 등의 낙폭이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향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소식에 힘입어 2.77% 반등에 성공했다. 그밖에 코스모신소재(5.95%), 에코프로비엠(4.77%), 엘앤에프(3.42%) 등 2차전지 소재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기록한 가운데 종이목재(-2.26%), 의료정밀(-2.26%), 운송장비(-1.75%) 업종이 가장 부진했고 운수창고(0.58%), 전기전자(0.03%) 업종은 상승했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공격적 긴축 우려가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6.6%로 상승하면서 여전히 높은 물가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됐다"며 "미국 국채 10년과 2년물 금리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며 경기침체 우려 또한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투자자의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국 증시 급락 영향에 코스피도 개장 직후 2% 가까이 하락 출발했으나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일 신저가를 쓰며 6만원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32% 하락한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7만8600원에서 21% 하락해 코스피 수익률(-16%)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순매도 금액 1위와 개인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5만원대 추락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소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축소되면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바닥은 5만7000원~6만1600원 사이에 형성되겠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 수준인 5만3000원까지 일시적 추락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김 연구원은 "다만 바닥권 진입시 저점 분할매수 기회를 노릴 것을 권고한다"며 "극단적 불안 매크로 환경의 엄습이 공포로 연결되면 전반적인 주식시장 대비 삼성전자는 아웃퍼폼할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밖에 키움증권이 이달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했고 다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8만8000원, 8만4000원으로 유지했다. 한편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속된 기간 조정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PBR 1.3배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해소와 2023년 DRAM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실적 전망치 변경을 반영해 8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하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코스피 역시 과도한 조정을 겪고 있어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주봉상 장기지지선인 200주선(2476)을 위협받고 있다"며 "선행 PBR은 0.9배(2512)를 하회하고 있으며, 후행 PBR도 1.0배(2520대)도 하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