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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강영국 기자] |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된 1584가구의 대단지다. 여의도에 처음 들어선 아파트이기도 하다. 신통기획을 통해 최고 60층까지 아파트를 올려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이다. 1975년 준공돼 588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한양아파트도 최고 50층까지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정비안 수립을 지원해 통과 가능성을 높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줄여 주는 제도다. 통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까지 5년 이상 소요되지만 신통기획으로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신통기획 참여 단지를 대상으로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자에게 유리한 제도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건축심의, 경관심의,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교육환경평가, 도시·군관리계획 등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면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사업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신통기획의 목표가 원활한 주택공급이고 공공성이 담보돼야 해 재건축조합들은 임대주택 비중을 늘리거나 소형평수를 마련하는 등 일정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개입하는 만큼 토지등소유자와의 갈등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공작아파트도 정비구역지정에 도전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공작아파트가 제출한 정비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에 준공한 공작아파트는 2018년 재건축을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재건축·재개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영등포구는 현재 공작아파트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상정을 위해 제출한 수정·보완 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의가 완료되는대로 서울시에 상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작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이 상위 계획인 여의도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이 맞춰지면 도계위에 상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금싸라기 재건축'으로 불리는 이 구축단지들이 신축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면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한강변 경관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시범아파트는 지난달 18평형이 17억45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20년 12월(13억8500만원)과 비교해 단번에 3억6500만원 올랐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절벽 현상과 부동산 대출 규제 속에서도 매수 문의가 많은 단지 중 하나"라며 "재건축이 완료되면 30평형대 기준 한강 조망권이 우수한 가구를 중심으로 40억원을 호
한 시범아파트 소유주는 "십수년 동안 우리 아파트만큼 재건축으로 전전긍긍한 곳은 또 없을 것"이라며 "50년이 다 되어가도록 거주하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수도관 등 노후 시설로 불편함을 겪었는데 빨리 사업이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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