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보로노이] |
13일 보로노이는 지난 8~9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인 4만~4만6000원의 최하단인 4만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150개 기관이 참여해 28.35대 1의 비교적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보로노이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여 많은 금액의 배정을 요구하여 받아갔다"며 "최근 주식 시장이 불안정하고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로노이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5년 설립된 보로노이는 폐암과 유방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표적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상장 이전 이미 4건, 금액으로는 2조원대의 기술 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상장사 만큼 인지도 높은 비상장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장 환경은 좋지 않다. 위니아에이드, 레이저쎌, KB제21호스팩, 교보12호스팩 등 보로노이까지 합해 모두 5곳이 14~15일 동시에 청약을 접수한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자금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통·물류 서비스 플랫폼인 위니아에이드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상장기업인 레이저쎌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위니아에이드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55대 1, 레이저쎌은 1442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흥행 덕분에 위니아에이드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6200원으로, 레이저쎌은 희망공모가 상단보다 14% 높은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보로노이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보로노이는 IPO 시장에 도전장을 냈으나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자 상장일정을 철회했다. 보로노이는 지난 1월 중순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예비심사의 효력은 6개월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상장 일정을 접게 되면 상장예비심사 청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로노이는 이번 IPO 도전에서 기존 5만~6만5000원이던 공모가 희망범위를 4만~4만6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지난 3월 IPO 당시 최대 8000억원 수준이었던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5055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보로노이는 유니콘 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을 두드린 1호 기업이다. 유니콘 특례로 상장하려면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소 50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상장이 가능한 수준까지 공모가를 낮춘 것이다. 하단 기준(공모가 4만원)은 투자(시리즈 B·C·D)를 받을 때 보다 낮은 가격이다. 반드시 IPO를 성공시키겠다는 주주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또 공모 주식수를 200만 주에서 130만 주까지 줄였고 기존 주주들이 자율적으로 의무보호예수(락업)을 걸면서 상장 후 보호 예수 물량도 74.4%로 높였다.
지난 2019년에도 보로노이는 상장을 추진했다 무산된 이력이 있다. 당시에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했다. 기술평가에서 두 곳의 전문 평가기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두 차례나 이 기준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거래소가 지난해 4월 신설한 유니콘 특례 상장에서는 평가기업 한 곳에서만 기술 평가를 통과하면 되는 것으
금리 인상으로 대표적인 기술주로 꼽히는 바이오주에 불리한 투자 환경이 조성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바이오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각각 12.04%, 20.20%나 주가가 떨어졌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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