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쇼크 후폭풍으로 국내외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안전자산의 '쌍두마차'인 달러와 금을 겨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매달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달러와 금이 '인플레파이터'로서 몸값을 높이며 수익률 반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플레 이슈가 시장을 휩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와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국내 대표 달러ETF인 'KODEX 미국달러 선물'과 'KOSEF 미국달러 선물'은 각각 1.17%, 1.26%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승 반전했다. 달러 ETF는 지난달 발표된 미국 4월 CPI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CPI가 기존 전망치(8.3%)는 물론 지난 3월 기록했던 최고치(8.5%)마저 뛰어넘으며 1981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급반등하고 있다.
그동안 인플레 우려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KODEX미국달러선물(3.13%)과 KOSEF미국달러선물(3.22%)은 안정적인 3개월 수익률을 거뒀지만 미국 4월 CPI 발표 이후 물가급등 이슈가 소강 상태에 들어가자 각각 -0.62%, -0.52%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미국 달러선물 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은 최근 한달 반납한 수익률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은 최근 한달 수익률 -1.16%에서 이달들어 2.81%로 상승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16%에서 2.64 %,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1.31%에서 2.63%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날보다 15.1원 떨어진 1284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한달만에 다시 1280원선이 무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화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식, 채권, 원화 등 트리플 약세인 상황으로 신흥국으로 묶이는 원화 특성상 리스크가 더 커졌다"며 "경상수지 적자까지 겹친 펀더멘털 문제로 인식되면서 1290원으로 내려앉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외환당국 개입 외에는 뾰족한 반전 수단이 없어 코로나19 정점때도 지켜냈던 1300원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지난 10일 104.151을 기록하며 지난 16일(104.200) 이후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4를 또 다시 넘어섰다.
대표적인 인플레 헤지 자산인 금값도 고공비행하면서 자산가들은 골드ETF를 다시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KINDEX KRX금현물'은 최근 한달 마이너스 수익률(-1.18%)에 허덕이다 이달들어 13일까지 1.02%로 뛰어오르며 하락분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금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 역시 -1.27%에서 -0.36%로 수익률 반전을 꾀하고 있다. 'TIGER 골드선물(H)'는 -1.27%에서 -0.3%,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도 -2.67%에서 -0.2%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금 현물 가격이나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골드ETF는 그동안 인플레 확산에도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달 들어선 확연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 국제금시세는 11일 현재 1트로온스당 1871.71달러다. 지난달 7일 1883.84 이후 한달여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른 것이다. 짐 위코프 킷코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뉴욕증시 매도가 안전 피난처에 대한 금 수요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가격에 연동되는 국내 12개 금펀드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0.67%을 기록하며 한달 수익률(-2.99%)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인플레 공포가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옮겨붙으면서 당분간 주식, 채권, 외환시장 모두 약세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여 '대체제'인 달러와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가 미국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고 향후 중국이 수요회복에 따라 인플레 압력이 재강화될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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