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실적 예상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뤄지는 종목들은 다가올 실적 발표에서 '깜짝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3개 이상인 국내 상장사 216곳에 대해 최근 집계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54조7772억원으로 전년 동기(52조4123억원)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초 조사된 추정치(54조6728억원)보다 1개월 새 소폭 늘었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 환경 악화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희비가 명확히 갈리고 있다.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운송 업종이 기대감을 키우는 동안 일부 게임, 화장품, 유통 업종은 '어닝 쇼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완성 배터리 삼총사 가운데서는 SK이노베이션이 웃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7524억원에서 1조144억원으로 한 달 새 34.8% 증가했다. 본업인 정유 사업이 호황을 누리는 데다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부문도 제 몫을 해내고 있는 덕분이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고, 배터리 사업부도 적자 폭을 줄이며 손익분기점(BEP) 돌파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2차전지 소재주도 가파른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은 이익 추정치가 한 달 새 나란히 54.8%, 18.1% 늘었다. 테슬라 밸류체인(생태계)에 속한 두 업체의 경쟁력이 시간이 갈수록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비에이치를 주목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비에이치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58.4%(100억원→158억원) 급증해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경쟁사 삼성전기의 사업 철수로 비에이치가 FPCB 업계에서 독점적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기판을 만드는 대덕전자(33.7%)도 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됐다.
리오프닝(경제 재개) 종목에서는 운송 업종이 기대를 모은다.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4542억원으로 지난달 초(3300억원) 대비 37.7% 증가했다. 국제선 정상화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벌크선 업황 개선에 힘입어 팬오션(30.2%)도 이익 추정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반면 실적 예상치가 대폭 하향된 종목도 여럿 나왔다. 이마트는 한 달 새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2.4%(407억원→72억원) 급감했다. 할인점 이익이 둔화되며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넷마블(-69.9%), 펄어비스(-
LG생활건강(-37%)과 코스맥스(-34.2%) 등 화장품주에 대해서도 '어닝 쇼크'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원자재·인건비 상승과 중국 봉쇄 충격을 잘 방어했는지가 회사 실적을 판가름할 변수라는 평가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