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한주 내내 하락 마감하며 21% 가량 밀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달 8일에는 장중 한때 19% 넘게 급락세를 보이다 결국 15.57% 낙폭을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10만원선이었던 주가는 공모가(9만원)를 밑돌며 8만5000원수준까지 빠졌다. 카카오페이 주가가 종가 기준 공모가를 밑돈 건 지난달 24일 이후 약 보름만이다.
지난해 말부터 줄곧 투자자들의 속을 썩여온 카카오페이지만 이달 들어선 주가 반등세에 시장의 기대감이 쏠리기도 했다.지난달 12일 장중 저점 8만5000원을 기록한 뒤 이달 3일까지 약 3주새 26%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장중 9.23% 급등한 뒤 8.17%로 강세로 장을 마쳤다. 기관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러브콜' 덕인데, 기관은 지난 13일부터 30일까지 무려 12거래일 연속 카카오페이에 대한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반짝 상승으로 그치고 말았다. 기관의 집중적인 '러브콜'도 대규모 블록딜 여파를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카카오페이의 2대주주인 알리페이는 보유 중인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이는 카카오페이 총 발행 주식의 3.77% 수준이다. 알리페이는 당초 카카오페이 지분 38.52%에 달하는 5101만5205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상장 6개월을 맞아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됐다. 해제된 물량은 카카오페이 전체 상장 주식 중 57.57%에 달했다.
이에 카카오페이 공모 당시 우리사주조합 공모 청약에 나섰던 직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에 340만주, 총 3060억원 어치의 공모주를 배정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의 당시 직원수(기간제 제외)는 831명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직원 1인당 3억6823만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우리사주를 위해 '영끌'에 나섰을 확률이 높다.
상장 직후까지만 해도 이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직후 24만8500원까지 올랐는데, 당시 매도했다면 직원당 6억4850만원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 10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외려 직원 1인당 2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보게 됐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당장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보호예수 기간이 1년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에 이어 2대 주주까지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을 지켜만 보는 우리사주조합 직원들의 억울함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증권사가 내놓은 전망도 어둡다. 알리페이의 잔여 지분과 관련한 오버행 우려가 현실화됐단 이유에서다. 향후 추가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시에 의하면 알리페이의 카카오페이 잔여 지분은 34.72%로, 4601만5205주다.
다만 카카오페이 측은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이번 블록딜 후에도 앤트그룹은 여전한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이자 카카오페이의 전략적 투자자(SI)로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이란 해명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공시된 바가 없으나 앤트그룹이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과 관련된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페이에 대한 목표주가를 당초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 역시 크게 쪼그라들었다.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상장한 지난해 11월 3월 종가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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