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7월부터 강화되는 가계부채 규제에 앞서 카드사들이 고신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 인하에 나선 점도 대출이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10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1조8000억원 늘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1~3월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 4월 증가세로 전환된 뒤 지난달 증가폭이 한층 확대됐다. 1금융권(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5월 여신전문회사 가계대출은 1조원,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6000억원 늘어나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한 주요인으로 계절적 수요가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과 관련해 여러 행사가 있다 보니 중저신용자 중 급전이 필요한 자금 수요가 많아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7월부터 강화되는 가계대출 규제에 앞서 2금융권에서 고신용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낮춘 점도 가계대출이 증가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2억원 초과 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는 7월부터 1억원 초과 대출로 대상이 확대된다. 카드사들은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카드론 금리를 낮춰 고신용 고객을 확보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중 하나카드를 제외한 6개사의 4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올해 1월과 비교해 약 0.5~1.7%포인트 낮아졌다.
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과 상반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카드론 등 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2금융권의 대출 급증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각 업체가 제출한 대출 증가 계획과 비교해 가계대출이 지나치게 많이 늘어난 업체에는 리스크 관리를 주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금융권과 달리 1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대비 증가폭이 약 8000억원 줄면서 5월 중 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1조1000억원 늘어나며 전월과 비슷한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일반 개별 주택담보대출
한은은 "주택 관련 자금 수요 둔화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5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월에 이어 신용대출 감소세는 유지됐지만, 은행의 신용대출 영업 강화 노력으로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