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긴축정책 확대와 물가상승률 부담 속에 1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또다시 2600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2500대에서 마감한 날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며 올 들어 여섯 번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이어 9월에는 인상폭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긴축 기조 확대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이날 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유입돼 증시 하방 압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날 중국 상하이·베이징 재봉쇄 소식과 달러당 원화값 하락 또한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가 2.15% 급락한 6만3800원에 마감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또 다른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도 1.90%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간밤 미국에서 반도체지원법이 정치적 득실 계산에 따라 의회에서 표류됐단 소식이 전해지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69% 급락했고, 코스피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네이버(-1.10%), 카카오(-1.48%), LG화학(-1.02%), 포스코홀딩스(-2.45%), KB금융(-2.98%) 등의 낙폭이 컸다. LG에너지솔루션(0.59%), 현대차(1.10%), 삼성SDI(0.72%), 기아(0.24%) 등은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대우건설(2.02%), GS건설(2.00%), DL이앤씨(1.80%) 등이 상승하며 건설업(0.54%)이 가장 크게 올랐다. 현대중공업(2.60%), KR모터스(2.90%) 등 조선·자동차 관련주 강세로 운송장비(0.16%)도 상승했다. 그 밖에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4.38%), 은행(-3.64%), 철강금속(-1.86%) 등의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되는 5월 미국 CPI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인플레이션 불안이 시장을 지배하며 주가가 조정을 겪었기 때문에 CPI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정도로 발표된다면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는 16일(한국시간)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전까지 단기적 박스권 등락이 이어지다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반등할 것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