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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예·적금 금리가 '쑥쑥' 오르고, 증시 불안감 확대에 따른 자금마저 유입되면서 '뭉칫돈'이 은행권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융권 전체 수신에서 단기 수신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수신에서 단기 수신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준금리 인상기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월평균 41.7%를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상 직전기(2020년 1∼6월)의 월평균 비중(4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2018∼2020년에 기록한 37.9%보다도 높다.
한국은행은 "시장금리 추가 상승 기대감 등으로 예금주들이 만기를 짧게 운용함에 따라 만기 6개월 미만의 저축성 수신 규모가 급증했다"며 단기 수신 상품의 비중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과거 시기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신자금의 단기화 수준도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카드사 사태(2002년 7월∼2003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2월∼2009년 10월), 코로나19 대유행(2020년 3월∼2021년 10월) 시기를 나눠 단기수신 비중의 변동 폭을 분석한 결과, 카드사 사태와 금융위기 당시 최대 상승 폭은 4.0%포인트, 3.2%포인트였는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4.5%포인트까지 커졌다.
이 보고서는 "자산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이 단기 수신으로 유입된 데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이 단기 수신 선호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르면 금융권 수신 만기의 단기화 정도는 점차 완화될 것 같다"며 "이 경우 고원가성 저축성 수신 비중 상승으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 등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총잔액은 지난달 말 697조7223억원에서 5월 20일 기준 709조
B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 이후 예·적금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부쩍 늘었다"면서 "추가적인 금리인상 전망 등 향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6개월 단기 상품으로 가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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