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날드가 한국 법인의 사업권자를 6년 만에 다시 물색한다. 미국 본사 차원에서 실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기 위해서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 한국 사업권을 넘기고자 매일유업-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막판까지 협상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9일 투자은행(IB)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미국 본사는 최근 한국맥도날드의 사업권자를 물색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거래 대상은 맥도날드 싱가포르 인베스트먼트(McDonald's APMEA Singapore Investment Pte. Ltd.)가 보유한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와 국내 사업권 모두다. 매각 측은 이르면 다음달 말 회사 개요가 담긴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할 예정이다. 매각 작업이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진 않다는 얘기다.
시장 관계자는 "연초부터 미국 맥도날드 본사의 의뢰를 받아 국내에서 자문사를 선정하려고 물색해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맥도날드가 한국 사업권자를 찾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지분을 매입해 줄 파트너를 물색했었다. 당시 맥도날드는 매일유업-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장기간 협상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양 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해 거래에 진전을 이루진 못했다. IB 업계에선 맥도날드가 실탄을 확보하고, 한국 시장에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같은 행보에 나서는 것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선 맥도날드 본사 차원에서 한국 법인을 비핵심자산으로 분류했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자본시장에서 오랫동안 나와있는 매물이라 봐야한다"며 "2016년과 비교했을 때 거래 구조와 조건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유한회사 형태로 지난 1986년 설립됐다. 2021년도 매출액은 8678억원, 영업손실은 277억원, 당기순손실은 349억원이었다.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지만 '돈을 벌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직전년도에도 영업손실 483억원, 순손실 66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배달 비용 등의 부담이 커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 과정에서 변수는 맥도날드 본사의 스탠스다. 본사 차원에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지분을 전부(혹은 일부) 매각한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로열티와 품질 컨트롤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21년 543억원, 2020년 501억원의 로열티수수료를 각각 본사에 지불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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