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금감원]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7일 취임사에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15대 금감원장 취임식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선진화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의 선진화와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차분히 점검해 제도적, 제도 외적 측면에서의 규제도 함께 살피고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검찰 출신 첫 금감원장이다. 그는 굵직한 기업·금융범죄 수사에 참여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특수통 검사이며 윤석열 라인의 막내로 분류된다. 서울 경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원장은 1998년 공인회계사시험,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3년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하고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법무부 법무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하며 특수통 검사의 길을 걸었다. 금융·조세범죄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 원장은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속돼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 수사에 참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함께했다. 지난 4월 이 원장은 당시 여권의 검수완박에 반발해 검찰을 떠났다. 당시 이 원장은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버리면 금융·증권시장 교란 행위, 대기업의 시장 질서 문란 행위, 최고위 권력층의 이권 개입 등에 대한 수사는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향후 금융사에 대한 검사·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권 당시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금융 관련 의혹들에 대해 검증이 이
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폭락 사태, 인플레이션, 가계부채 등 금융 현안이 산적한 것도 과제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과 정부 내각에 검찰 출신이 전진 배치되고 있다는 지적에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도 기자 / 김형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