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으로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진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서울시가 내놓은 중재안 대부분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측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둔촌주공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일 서울시에 서울시 중재안 대부분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중재안 대부분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과의 의견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비업계는 서울시 중재안 가운데 핵심 내용으로 △조합과 시공단은 기존 계약 유·무효를 논하지 않고 공사비 3조2000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재검증을 거쳐 계약 변경할 것 △조합은 시공단에 제기한 소송과 계약을 취하하고 계약 무효 총회(4월)를 철회할 것 등을 꼽는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를 3조2000억원으로 늘리되 한국부동산원 재검증을 거치는 것은 조합이 이전부터 주장해온 내용"이라며 "시공단에 대한 소송 취하는 서울시 권고 사항이라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중재안 가운데 '분양 지연 및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손실을 조합이 수용할 것'이라는 부분은 앞으로도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을 조합이 책임지는 것은 귀책 여부를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사업단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 조합이 서울시 요구 일부 수용으로 방향을 튼 것은 사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조합이 대여한 재건축 사업비는 약 7000억원이다. 만기는 오는 8월 24일이다. 조합은 만기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갈등이 지속되면 만기 연장을 어렵다'는 입장을 대주단이 밝히면서 조합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공사업단 역시 대출 보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채무를 해결하기 어려운 조합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길어지면 결국 조합도 남는게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시공사업단이 서울시 중재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공사업단은 지난 달 31일 서울시에 서울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서울시 중재안의 핵심은 결국 '선공사재개, 후협상'인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정률이 52%에 달할 정도로 공사가
하지만 서울시 중재안을 조합이 일부 수용하면서 소송 및 계약 취하 가능성이 열린만큼 결국은 양측이 타결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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