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중학개미들이 투자한 홍콩 증시 기업의 주가가 회복세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3월 15일 기록했던 저점(1만8235.48)에서 15% 이상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3월 홍콩 증시 급락세에 올라탄 중학개미들의 순매수액 중 93% 이상을 차지했던 상장지수펀드(ETF)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의 경우 저점 대비 20.87% 올랐다.
홍콩 증시 주요 기업의 주가도 반등했다. 우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주가는 각각 저점 대비 30%, 38% 이상 상승했다. 홍콩 증시 내 전기차주로 분류되는 BYD(비야디)와 니오도 각각 저점보다 72%, 40% 이상 반등했다.
중학개미들은 지난 3월 홍콩 증시가 급락하자 대거 저점 매수에 나선 바 있다. 항셍지수가 폭락했던 지난 3월 1~18일 중학개미 순매수 결제액은 1억7297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4~5월 홍콩 증시 순매수 결제액을 합한 것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홍콩 항셍지수가 지난 3월 15일 저점을 찍었고 결제액은 매수 시점으로부터 2~3일 뒤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중학개미 대부분은 급락 과정에서 저점 매수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중국이 단계적으로 상하이 봉쇄 해제에 나서면서 홍콩 증시는 더 주목받고 있다. 경제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상하이 봉쇄가 해제돼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외국인은 대체로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다. 상하이 거래소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제한이 있고, 홍콩 거래소를 거쳐야만 매수·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상하이시는 고위험·중위험 구역 또는 통제·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제외하고 주민들의 주거단지 출입 제약이 사라진 상태다. 일반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도 다시 허용됐으며 택시, 공유차량 영업도 재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홍콩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중학개미들의 저점 매수 전략은 이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상하이 실물경제 활동은 6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록다운 이전의 70~80%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상하이 봉쇄로 충격을 받았던 저장성을 포함한 3개 지역의 합계 국내총생산(GDP), 수출, 항만 비중은 중국 전체에서 각각 20%, 36%, 30% 수준이다. 상하이 봉쇄 해제만으로 중국 경기에 숨이 트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중국 주가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 회복 경로와 정책 방향성이라고 판단한다"며 "향후 정책 방향성을 고려할 때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 모두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충분하며 하반기 반등을 통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마빈 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연구원도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와 상하이 봉쇄가 중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가장 많이 끌어내리던 요소"라며 "상하이 봉쇄가 해제됐고 이와 비슷한 리오프닝 호재가 더 나온다면 하반기에 증시 반등이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에서도 중국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아문디는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을 가장 큰 호재로 지목하며 임의소비재, 산업재, 헬스케어 관련 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중국 기술주의 경우엔 정부 규제에 의해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빈센트 모티에르 아문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련된 호재는) 언제 일어날 것인지가 중요하지, 과연 일어날 것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며 "당장 중국과 홍콩 증시 주식들이 위험해 보일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아 중국의 소비 수요 반등에 대한 의구심은 남은 상황이다.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이연 수요가 폭발하며 소비 진작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물가가 높아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