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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기 상품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몇천만 원이라도 더 빌릴 수 있고,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것은 장점이다. 그 대신 오래 빌리는 만큼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늘어난다. 40년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원금의 130~140%나 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은 몇 년 안에 집을 옮기거나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새 상품으로 갈아타게 되므로 총이자부담액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A은행에서 40년 만기 주담대를 선택할 경우 아파트 가격별 최대 대출액과 월 상환금액을 비교해봤다. 대출자 조건은 연봉 5000만원에 기존 대출이 없고 신용점수가 1등급인 차주로 설정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원리금균등상환대출로 가정했으며 대출 규제가 가장 강한 서울 중심부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해 최대 대출액을 산정했다. 금리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을 6월 3일자로 적용했다.
5억원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 최대 대출액은 만기와 상관없이 2억원이다. 35년 만기 주담대를 선택하면 금리는 연 4.29%이고 월 상환금액은 92만671원이다. 4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으면 금리는 연 4.34%로 늘어나는 대신 월 상환금액은 87만8658원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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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40년 주담대를 출시한 지 약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근 주거래 은행 창구에서 주담대 상담을 했다는 직장인 김 모씨(37)는 "35년이나 40년이나 만기가 긴 건 마찬가지라서 대출 한도가 더 나오고 매월 상환금 부담도 적은 40년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40년 만기를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30%에 불과하지만 관련 상담도 늘고 고객 관심도 커서 앞으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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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뛰는 상황에서 '접수시점 금리'를 적용해준다는 점도 매력이다. 통상 아파트 매매계약 후 잔금을 치르기까지는 한두 달이 소요되는데, 은행은 '대출 발생시점'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접수시점보다 훌쩍 오른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리가 하루 사이에도 널뛰기를 하고 적용시점이 은행별로 제각각이기 때문에 대출 실행 하루 차이로 연간 이자부담이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28일에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루 새 0.249%포인트나 뛰어오르자 한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다음날 곧장 0.247%포인트 상승한 4.647~5.947%를 기록했다. 이 은행에서 주담대 5억원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대출 시점이 하루 차이로 연간 이자비용이 123만5000원이나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던 셈이다. 3월 18일 기준 이 은행의 고정금리가 4.14~5.44%였던 것과 비교하면, 대출시점 열흘 차이로 연간 이자비용 부담이 250만원 넘게 늘어난다.
이 같은 '시간 차'를 잘 활용하면 보험사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사 주담대는 기존에도 35년 상품이 있었기 때문에 40년 상품과의 체감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만기가 5년 늘어날 때마다 2000만~2500만원을 더 대출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2020년 말 48조636억원에서 2021년 말 50조9007억원으로 5.9%(2조8371억원) 늘었다. 올 들어서도 대출액이 꾸준한 증가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 주담대 잔액은 작년 12월 28조5583억원에서 올 1분기 기준 28조9179억원으로 1.3%(3
은행권보다 상품 비교가 어려운 것은 단점이다. 보험사별로 변동·고정금리 등 주력 상품이 다르고, 중도상환수수료율과 보험 가입 시 우대조건 등에서도 차이가 크다. 담당 설계사나 콜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는 주담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명지예 기자 /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