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한주형 기자] |
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재건축 사업지 332곳 중 35%에 달하는 118곳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로 나타났다. 이 중 사업이 완료돼 청산 및 해산된 조합은 14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윤석열 정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공급확대를 위해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부담금을 줄이고, 준공한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안전진단 기준을 낮추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분양가상한제 가산비 항목을 현실화해 이르면 이달 안에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 6·1 지방선거로 오 시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서울 구청장 25명 중 17명이 국민의힘에서 당선되면서 오세훈표 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다. 앞서 오 시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개발을 공공이 지원해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신속통합기획을 선보인 바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등을 비롯한 50여개 구역에서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높은 임대 아파트 비율 등으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 단지들이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신통기획을 밀고 갈 기반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서울시의 행정지원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면서 도심 내 재건축을 통한 원활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신통기획으로 지정된 곳뿐만 아니라 일반 재건축·재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주거 취약계층에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전략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것이 집값 및 주거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를 설립한 후 20년째 답보 상태에 놓여 있었지만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마아파트를 포함해 현대아파트, 대치동 미도아파트, 대치동 개포우성1차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자산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까지 손질될 경우 강남권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고급주택의 공급도 가능해져 부촌의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돼 집값도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0.14% 올랐다. 전달(0.01%)보다 상승폭이 0.13%포인트 커졌다. 서초구(0.03%→0.14%)와 송파구(-0.01%→0.00%)도 상승했다.
단지별로 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지난 4월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1억원 뛴 금액이다. 같은 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 165.92㎡는 42억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부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