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회계감리절차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금감원의 감리 조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으로 제한된다.
금감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셀트리온에 대한 회계감리를 진행했다. 셀트리온그룹에 의도적인 회계 부정 의혹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안건은 지난해 11월부터 금융위 감리위원회를 거쳐 지난 2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돼 논의됐다.
그러나 증선위 의결 결과, 의도성은 없었다는 판단 아래 셀트리온그룹 임직원은 검찰 고발·통보 대상이 되지 않았다. 당연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되던 상장적격성실질심사(거래정지)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회계감리 기간이 길었던 만큼 회사와 투자자들은 유·무형의 물리적인 손실과 기회비용 상실이 불가피했다.
증선위는 의결 사항에서 "감리 기간의 지나친 장기화를 방지하고, 금감원 조사 단계에서도 피조치자(조치를 받는 자)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현행 회계감리 절차가 감리의 지나친 장기화를 낳을 수 있고, 피조치자의 방어권도 약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실제 금융가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당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는 무리하고 균형감각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셀트리온은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고 금융당국이 반(反)기업정서가 팽배했던 전 정권의 코드 맞추기에 나서면서 결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정부가 들어서고 새 대통령이 '기업의 자유'를 주창하자 금융당국이 급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시기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금감원은 독립적으로 본연의 임무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날 선진화 방안에 감리 기간 1년 원칙을 명문화한 것은 조사 방해와 자료 제출 거부가 아닌 이상 장기화된 회계감리가 불필요하다는 데 금융당국의 의견이 모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총 255건 중 136건(61%)만이 1년 이내에 감리가 끝났다.
금융당국은 "회계감리는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이 두 요소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들어가 있기에 회계감리 선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만약 1년 이상의 회계감리가 필요하다면 금감원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6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를 받는 쪽이 감리를 방해하거나, 고의로 자료 제출을 지연하는 경우 등 불가피한 때에만 감리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조사자(조사를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