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 최강자를 가리는 퇴직연금대상이 올해 8회째를 맞아 열띤 경쟁 끝에 수상자를 선정했다. 은행·증권·보험사 등 부문별 수상자들은 열악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독보적인 운용수익을 거둬 노후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층 까다로워진 가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서비스 경쟁도 치열했다. 특히 오는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으로 퇴직연금 시장 확대와 함께 사업자들의 무한경쟁이 예상되면서 운용능력을 평가하는 이번 퇴직연금대상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매일경제는 지난달 26일 심경우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학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퇴직연금 심사위원단 평가회의를 열어 사업자와 가입 기업들이 제출한 공적 조서와 증빙서류를 평가했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 사업자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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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 |
대상으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결합한 퇴직연금 투자의 새 길을 개척하며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다년간 쌓아온 관록을 바탕으로 처음으로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적립금은 16조9899억원에 달하며 전체 증권업계에서 점유율 27%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2조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3조9457억원 늘었다. 최근 3년간 적립금 증가율이 평균 30%에 육박한다. 적립금 중 계열사 비중도 0.45%로 가장 낮아 높은 순도를 자랑한다. 낮은 연금 수익률에 불만인 가입자들에게 미래에셋은 독보적인 수익률로 비교우위를 드러내고 있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증시 부진에도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3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DC형과 IRP 실적배당형 수익률에서 업계 다른 사업자들이 모두 마이너스로 주저앉은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0.91%과 1.18%로 선방했다. 노후자금의 종잣돈인 퇴직연금 특성상 장기 수익률에도 관심이 높은 가운데 최근 3년간 DC형, IRP 실적배당형에선 10.78%과 10.9%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과 인력, 상품 경쟁력, 교육·컨설팅 등에서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명이 넘는 퇴직연금 관련 전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제공하고 있는 상품 수도 1000개가 넘어 가입자들에게 충분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정량·정성평가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심사위원들은 2년 연속 대상으로 선정하는 데 만장일치를 이뤘다.
은행 부문 최우수상은 하나은행이 차지했다. 3월 말 현재 적립금 규모만 23조1785억원이다. 최근 3년 평균 적립금 증가율이 22.44%에 달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증권 부문 최우수상은 NH투자증권에 돌아갔다. 전체 응모작 중 종합 점수는 미래에셋증권, 하나은행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핵심 지표인 수익률, 특히 3년과 5년 평균(확정급여(DB)형 포함) 수익률에선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수익률 관리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보험 부문 최우수상은 미래에셋생명이 차지했다.
◆ 펀드 부문
연금펀드 부문 최우수상은 국내형에 다올자산운용 '다올VIP스타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 해외형에 피델리티자산운용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 타깃데이트펀드(TDF)형에 신한자산운용 '신한마음편한TDF2035증권투자신탁', ETF형에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각각 선정됐다.
다올VIP스타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은 VIP자산운용의 자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다올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공모펀드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상품이다. 1년(33.14%), 3년(178.02%) 수익률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경쟁 펀드들을 제쳤다. 신한마음편한TDF2035증권투자신탁은 급성장 중인 TDF 부문에서 운용규모는 작지만 탁월한 운용성과로, 특히 변동성에 강한 '내성'을 보이며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15.48%)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ETF형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업계 최저 수준의 총보수(0.07%)로 가입자 친화적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별상을 수상한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기반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30인 미만 중소형·영세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노후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적극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을 도입하며 지난해 DC형 수익률(6.67%)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임성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