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연내 개인신용평점 기준 예대금리 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공시 기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시제도가 시행돼 개별 은행이 어느 정도 예대마진을 벌어들이고 있는지 알려지면 '대출금리를 낮추고 은행 마진을 줄이라'는 사회적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에 평균 예금금리를 계산할 때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을 제외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되는 예금금리를 조금이라도 높이고 예대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새 공시시스템에서 은행들은 개인신용평점을 세부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신규 대출 평균 금리를 밝히고 이 대출금리에서 그달 평균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 차도 공개하게 된다.
이용 고객과 지점이 많은 시중은행은 전체 예금 가운데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예금주가 요청하면 찾을 수 있는 예금 상품으로 금리가 연 0.1~0.3%에 불과하다.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등 상품 성격을 가리지 않고 단순 평균을 내버리면 상대적으로 평균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예대금리 차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금융소비자 부담이 높아지고 은행 마진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 예대금리 차 공시가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도 공시 기준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들은 시중은행보다 예대금리 차가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는 상황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