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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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실질 예금금리는 연 -2.7%로 집계돼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금리는 해당 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가중 평균한 국내 은행 1년 정기 예금금리(연 2.1%)에서 같은 달 물가 상승률(4.8%)을 뺀 수치다. 은행 예금을 통해 돈을 1년간 불린 후에라도 실질 구매력은 100에서 97.3으로 감소한다는 의미다.
실질금리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2018년 9월(-0.09%) 이후 꾸준히 양의 값(+)을 나타냈다.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2월에도 예금금리는 지금보다 낮았지만 당시 낮은 물가 상승률(0.9%) 덕분에 실질금리는 0.61%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조금씩 상승했지만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진행돼 실질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며 급기야 올 4월에는 -2.7%까지 추락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상승률이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실질금리 하락 속도는 더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예금 이자에 의지하는 금융소비자들의 돈이 말라가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소비를 줄여도 버티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중산층 소비 여력 감소는 향후 금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예금에 돈이 몰려도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유지되면 경제 주체들이 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다"며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상을 주저하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