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주가 약세장 가운데서도 순항하고 있다. 한동안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운임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옅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MM과 팬오션 등 대표 종목 주가 전망에 대한 증권가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벌크선사 팬오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으로 이달에만 21.47% 상승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49.54% 올랐다. 이날 팬오션 종가는 8090원으로 작년 고점(8770원)에 다가서고 있다. 컨테이너선사 HMM 주가도 올해 1월 기록했던저점(2만1900원) 대비 47% 뛰며 부진을 털어내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서도 13.56%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주의 강세는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물류난이 완화되면서 고공행진하던 해상 운임도 꺾이리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임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해운주의 '깜짝 실적'도 계속됐다.
최근 발표된 운임 지표는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4162.69를 기록해 일주일 전(4147.83)보다 14.86 오르며 지난 1월 7일 이후 18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3432.5) 대비 여전히 21% 가량 높은 수준이다. 건화물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 23일 기준 3369를 기록해 올해 저점(1월26일·1296)보다 160% 뛰었다.
전문가들은 물류난이 불러온 고운임이 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해상 운임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6월 상하이 봉쇄 해제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예전처럼 물류 운임을 무조건 낮추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물은 특정 시기에 몰리고, 재고 관리는 어려워지고, 더 먼거리로 돌아가야 하면서 기업들이 공급망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 시장은 상하이 봉쇄 해제를 앞두고 추가적인 수요 둔화에 둔감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운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자 증권가에서는 해운사들의 이익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는 10조3572억원으로 연초 제시된 추정값(8조4948억원)보다 약 22% 상향됐다. 팬오션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이달 기준 7092억원으로 연초(5160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오션을 눈여겨보라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봉쇄령 해제와 경기 부양 의지에 따른 수혜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BDI의 강세도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팬오션을 운송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도시 봉쇄 해제와 관세 철폐로 철광석과 석탄 수입 증가가 기대된다"며 "유럽연합(EU)이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할 예정으로 이에 따라 호주 등 다른 국가가 러시아를 대체하면서 운임이 더욱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밸류에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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