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공사가 중단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아직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최근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 철거까지 준비 중이고, 둔촌주공조합 내부에서는 기존 조합과 둔촌주공조합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위)가 갈등을 빚는 등 공사 중단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단은 오는 6월께 둔촌주공 사업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철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타워크레인은 고층 건물에 자재를 운반하는 주요 건설 장비 중 하나로 둔촌주공 현장에는 총 57개가 설치돼 있다. 설치 또는 철거에만 각각 수개월이 걸려, 만약 철거가 완료되면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공사 재개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개월 연장될 전망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타워크레인 철거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시공단에서는 아직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사전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철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6월에 본격 철거를 위한 준비작업을 몇 군데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공단은 타워크레인 1개당 임차료만 해도 2000만~3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둔촌주공조합 관계자는 "시공단과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중재하고 있으니 서울시의 공식적 언급이 있기 전까지는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 재개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음에도 둔촌주공조합은 내부 갈등이 커지며 사태 해결에 역량을 쏟아붓지 못하고 있다. 조합 내부에서는 현 조합을 신뢰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모여 정상위를 결성하고 지난 11일 시공단과 만나 현 상황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았고, 현 조합은 "정상위를
정상위는 지난 13일 조합 측과 면담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상위는 '공사비 5600억원 증액'에 대한 조합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고, 조합은 총회(4월 16일) 결의에 따라 이미 공사비 증액은 무효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형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