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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카카오 계열사(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넵튠)의 합산 시총은 71조844억원으로 올해 초(110조5374억원) 대비 35.7% 줄었다. 증발한 시총 규모만 39조4530억원에 달한다. 지주사 격인 카카오는 올해 들어 27.3% 떨어졌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넵튠은 5개월이 채 안 되는 동안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카카오뱅크(-34.8%) 카카오게임즈(-39.6%)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주가 급락에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넵튠은 최근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공모가는 각각 3만9000원과 9만원인데 현재 주가는 3만8450원, 8만6000원으로 공모가도 밑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며 한때 국내 금융주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KB금융과 신한지주에 밀린 상황이다.
수급도 좋지 않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카카오 관련주 대량 매도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총 2조8992억원을 순매도했다. 카카오(-1조7226억원) 카카오뱅크(-6268억원) 카카오게임즈(-3601억원) 카카오페이(-1830억원) 넵튠(-66억원) 순이었다. 카카오 관련주는 대표적인 기술·성장주로 분류된다. 고성장 기대감과 코로나19 충격 이후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카카오 관련주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상승가도를 달렸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대비 각각 142%, 176% 상승한 가격에 역사적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유동성 회수 정책이 현실화되자 기술·성장주 밸류에이션은 급격히 위축됐다.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 성장 기대감보다 당장의 가시적인 실적이 주가를 결정짓는 실적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여전히 고평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가 꽤 많이 하락한 상태지만 현재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50배씩을 넘어선다.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로 해석이 가능하다. 급격한 이익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PER가 30배 이상일 때도 있지만 보통 업종 내 종목과 비교해 고평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는 금융주지만 플랫폼주로서도 밸류에이션을 책정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주 시총 1위인 KB금융의 올해 추정 PER는 4.9배다. 대표 플랫폼주인 네이버의 추정 PER는 36배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추정 PER는 각각 57배, 645배로 시장 평균치 대비 고평가된 상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는 10배 수준이다.
'쪼개기 상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큰 상황이다. 카카오 측은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계열사 상장으로 지주사 카카오의 가치 증대가 기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잠재력을 보유한 주요 종속회사들의 상장이 카카오 기업가치 회복에 일조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지주사 성격의 할인 역시 감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